한의사 CT사용불가 결정 "정의가 이겼다"
의료계 "국민건강권 지켜냈다"... 한의계 "수용 못한다"
한의사의 CT사용은 면허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의료계의 환영과 한의계의 실망이 교차됐다.
의료계는 30일 고법의 판결에 대해 잘못된 한방의료행위를 바로잡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내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하면서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반드시 이번 판결을 지켜내자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은 고등법원의 판결은 "정의가 이긴 것"이라며 말했다. 의협 김성오 대변인 또한 "다행한 일이며 제대로 된 판결"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한의사들은 교과과정에서 현대의학을 배우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현대임상의학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현대의학 과정을 다 마친 의사도 판독이 쉽지 않는데 하물며 한의사들이 CT를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의학회 최병인 회장(서울의대)은 "잘못된 한방 의료행위를 바로잡고 국민건강을 지키는 계기가 됐다"며 "한의계에서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끝까지 노력해 이번 판결을 지켜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1차 판결에 비해 의협과 변호인, 영상의학회 등 3개 단체가 공조해 100배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여했던 허감 영상의학회 전 이사장(인제의대)은 "불법 의료행위로부터 국민건강을 지켰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결"이라며 "불법의료 행위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었는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 선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영상의학회 측은 판결 발표 즉시 "이번 판결은 의료는 의사가 한방의료는 한의사가 한다는 현행 의료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영상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영상의학회는 지금까지 한의사의 불법의료 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주장해왔다"며 "의료체계와 관행을 바로해 국민건강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앞으로도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판결에 대해 한 개원의 네티즌은 "여기서 끝나면 안된다"며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청진기, 골다공증측정기, x-ray 촬영, 태반 주사, 초음파 등에 대해서도 제지해야한다"며 이번 판결을 한의계의 불법행위를 뿌리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기린한방병원은 서울고등법원이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재량권 이탈로 판단해 서초구보건소의 항소를 기각하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린한방병원 관계자는 "서초구보건소의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우리가 승소해 기쁘다"면서 "그 쪽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의계는 한의사의 CT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 최정국 대변인은 "판결 상으로는 이겼지만 내용은 승복할 수 없다"며 "기린한방병원과 공조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1심과 달리 한의사의 CT 사용을 제한한 대법원을 결정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며 "사후대처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율중으로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30일 "의료법상 의료행위 범위에 대해 명문적인 규정은 없지만 의료와 한방은 별개의 의료행위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CT사용은 한방의료 행위의 범위를 이탈했다고 보여진다"고 판결했다.
이지현기자 (jhlee@medigatenews.com)
[2006-06-30 / 12: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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